AI 데이터센터 전력, ESS·LNG·SMR 중 무엇이 유리해지는가 — 66시간이 가르는 기준

VOLTENERTEC WEEKLY · 2026년 37주차 · 3/4

결론. AI 데이터센터(AIDC) 전원을 고를 때 실무에서 먼저 갈리는 축은 원/kWh가 아니라 시간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태양광·풍력 합산 설비이용률이 15%를 밑도는 상황이 약 66시간 이어졌고, 통상 6~8시간 듀레이션의 ESS로는 이 구간을 감당하지 못한다. 이 한 줄에서 ESS는 단독 해답 자리에서 내려오고, LNG가 1차 대안, SMR이 그다음 후보로 배치된다.

ESS·가스터빈·소형모듈원자로 세 전원의 지속 가능 시간을 가로 막대로 비교하고, 66시간 기준선 오른쪽에 데이터센터 서버랙이 배치된 도식
막대 길이는 연속 공급 가능 시간, 앰버 점선은 지난해 관측된 66시간 저발전 구간을 뜻한다.

유리한 자리·불리한 자리 — 스피드 투 파워가 먼저 걸린다

현재 조건은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I 시대 국가경쟁력을 위한 전원믹스와 시장제도」 심포지엄에서 정리됐다. 하민용 SK텔레콤 AIDC 개발본부장은 AIDC 유치 경쟁의 핵심으로 스피드 투 파워(Speed to Power)를 꼽으며 “2029년 6월까지 얼마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2035년에 15GW를 줄 수 있다는 제안은 협상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035년까지 15GW 규모 AIDC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은 발전설비가 아니라 계통에 있다. 하 본부장은 “예전에는 땅을 선정하고 전기를 신청하면 됐는데, 지금은 전기가 있는 곳에 가서 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리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굉장히 큰 제약”이라고 밝혔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송전망 건설사업은 계획 대비 평균 5.3년가량 지연되고 있다. 발전설비가 있어도 송·변전망이 제때 갖춰지지 않으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적용 후 변화는 백업 전원의 성격을 다시 정의하는 데서 나온다. 전 교수는 지난해 태양광·풍력의 합산 설비이용률이 15%를 밑도는 상황이 약 66시간 이어진 사례를 들며 “6시간, 8시간 듀레이션으로는 66시간의 전력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 역시 ESS가 단기적인 출력 변동과 피크 대응에는 유효하지만 수일간 이어지는 저발전 상황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보완할 유연한 백업 전원으로 LNG를 꼽았다. 전 교수는 “1차적으로는 LNG가 될 것이고 추후에는 SMR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결 논리는 단순하다. 6~8시간과 66시간 사이의 간극은 ESS를 더 싸게 만든다고 메워지지 않는다. 같은 kW로 66시간을 버티려면 저장 용량(kWh)을 8배 이상 확보해야 하고, 그 순간 문제는 단가 곡선에서 부지 면적·이격거리·계통 접속으로 옮겨간다. 즉 이 비교의 축은 원/kWh가 아니라 연속 저발전 시간(h)당 확보 가능한 kW다.

전원별 비교 — 어디서 유리함이 갈리는가

아래 표는 보도된 발언과 수치를 기준으로 세 전원을 AIDC 요구 조건에 대조한 것이다. 단가는 이 표에 넣지 않았다. 단가로는 아래 두 번째·세 번째 행의 차이가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축 ESS LNG 발전 SMR
응답 시간 ms 급 분 급(기동·출력 상승) 부하추종 범위에 제약
연속 공급 시간 통상 6~8시간 연료 공급이 유지되는 한 연속 연속(정비 주기 기준)
66시간 저발전 대응 불가(듀레이션 부족) 가능 가능
2029년 6월 공급 가능 설비 확보 시 가능 국내 상업 운전 실적 없음
계통 증설 의존도 부지 병설 시 낮음 부지 병설 시 낮음 부지·인허가 제약이 큼
PPA 적용 재생에너지 연계로 논의 허용 필요성 제기 단계 허용 필요성 제기 단계

표에서 결과를 실제로 가르는 행은 “66시간 저발전 대응” 하나다. 이 한 행에서 ESS가 단독 해답 자리에서 빠지고, 나머지 행들은 어느 전원을 고를지가 아니라 어떻게 조합할지의 문제로 성격이 바뀐다.

에너지 시스템 관점의 시사점

ESS가 66시간 구간에서 탈락한다고 해서 목록에서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AIDC 부하는 학습 작업 스케줄에 따라 순간 변동 폭이 큰 부하이며, 이 변동을 ms 단위로 받아내는 역할은 여전히 ESS 몫이다. 하 본부장이 대규모 AIDC를 발전·송전·ESS를 함께 고려한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정리하면 ESS는 응답 시간 축을, LNG와 SMR은 지속 시간 축을 맡는다. 두 축을 한 전원에 몰아넣으려는 설계가 실패하는 것이지, 어느 전원이 열등한 것이 아니다.

SMR 진영이 지속 시간 축의 대가로 치르는 비용은 부하추종 제약이다. 이 약점을 열저장으로 우회하려는 기술 방향이 특허로 확인된다. 테라파워(TerraPower, LLC)의 등록특허 KR102921140B1(출원 2020-04-13, 등록 2026-01-30, Google Patents 조회 결과 Active)은 원전 부지에 위치한 원자력 열 플랜트가 생성한 열에너지를 부지 외부의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전송하고, 그 저장 시스템이 원격지의 발전 시스템과 열적으로 결합되는 통합 에너지 시스템을 청구한다. 원자로 출력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발전 측 출력만 변동시키는 구조다. 다만 이 특허는 기술 방향을 보여줄 뿐이며, 국내 SMR 사업이나 AIDC 전용 구성에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민용 SK텔레콤 AIDC 개발본부장: “데이터센터 입장에서는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24시간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적기 공급이 핵심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경계 조건 — 유리함이 뒤집히는 지점

  • 66시간의 성격: 이 값은 지난해 관측된 사례이지 매년 재현되는 설계 상수가 아니다. 재생에너지 설비 구성과 지역 분산이 달라지면 최장 저발전 구간도 달라진다. 백업 듀레이션을 66시간으로 고정 설계하면 과투자가 된다.
  • 시점 조건: 2029년 6월이라는 기준을 2035년으로 옮기면 표의 네 번째 행이 바뀌고 순위도 함께 뒤집힌다. 이 비교는 시점 조건에 종속된 결과다.
  • 제도 변수: LNG·SMR PPA 허용은 심포지엄에서 나온 제언이며 제도 사안이다. 기술 비교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현행 PPA 허용 범위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5.3년이라는 송전망 지연도 평균값이라 노선별 편차가 크다.

이 세 조건을 감안하면 단일 선택 기준은 하나로 좁혀진다. 요구 시점까지 계통 증설을 기다리지 않고 부지에서 확보할 수 있으며, 최장 저발전 구간을 버티는 kW가 얼마인가. 단가는 이 조건을 통과한 후보들 사이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출처: 전기신문 2026년 9월 9일 「”빅테크는 2035년 못 기다려”…LNG·SMR PPA 제언」. 특허 서지·법적상태는 Google Patents 직접 조회(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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