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kV 지중선로 ㎞당 258억 원, 가공의 8배 — 송전망 73조 원 계획에서 지중화는 언제 유리해지는가

결론부터 씁니다. 345kV 송전선로를 전력구 방식으로 지중화하면 ㎞당 건설비가 약 258억 원으로, 가공선로 32억2000만 원의 약 8배입니다. 그러나 설비 판단에서 이 8배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지중선로는 건설비 외에 충전전류 보상, 긴 고장 복구 시간, 열적 용량 제약이라는 별도의 비용 항목을 가져오고, 반대로 가공선로는 민원과 인허가 지연이라는 시간 비용을 가져옵니다. 지중화가 유리해지는 조건은 “지연 1년의 비용이 구간 추가 건설비보다 큰 구간”으로 좁혀야 하며, 전 구간 지중화가 아니라 쟁점 구간만 지중화하는 설계가 기본값이 되어야 합니다.

철탑 가공선로 구간과 케이블 전력구 지중 구간이 이어진 345kV 송전선로와 양단 변전소, 지중 구간 수전단의 분로리액터를 나타낸 등각 도식
가공 구간과 지중 구간이 섞인 송전선로. 지중 구간은 충전전류 보상 설비가 변전소 쪽에 따라붙습니다.

이번에 보도된 사실

아시아경제는 9월 21일 한국전력의 송·변전망 투자 부담을 다뤘습니다.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2024~2038년 송·변전망 확충에 72조8000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이며, 이는 제10차 계획의 56조5000억 원보다 28.8% 늘어난 규모입니다. 정부와 한전은 제12차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 여기에는 AI 데이터센터·반도체 등 신규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보강 수요가 반영될 전망이라고 보도됐습니다.

기사는 최근 전력망 관련 15개 사업(총사업비 14조2000억 원)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는 점, 그리고 주민 수용성 때문에 늘어나는 지중화가 비용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한전 표준공사비 기준으로 345kV 전력구 방식 지중선로는 ㎞당 약 258억 원, 가공선로는 32억2000만 원입니다.

재무 쪽 수치도 함께 나왔습니다. 한전은 상반기 영업이익 4조9127억 원을 냈지만 6월 말 부채는 210조7000억 원으로 늘었고, 상반기 이자비용만 2조1000억 원입니다. 4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고 필요조정단가와 실제 적용단가 사이에 ㎾h당 2.3원의 차이가 생겼다고 기사는 전합니다. 2011년 이후 첫 정부 출자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약 25조 원 규모 요금 선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유리한 자리 · 불리한 자리

현재 조건

현재 송전선로 건설의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입니다. 가공선로는 건설비가 낮지만 철탑 경과지 협의가 길어지면 준공이 수년 단위로 밀립니다. 그 사이 발전소는 접속 대기, 대형 수요처는 수전 대기 상태에 머뭅니다. 건설비가 싼 설비가 반드시 먼저 들어오는 설비는 아닌 상태입니다.

지중화 적용 후 변화

지중선로는 경과지 갈등을 줄여 착공 시점을 앞당길 여지가 있습니다. 외부 요인(낙뢰, 강풍, 수목 접촉, 착빙)에 의한 순간 고장도 구조적으로 줄어듭니다. 대신 전력구 토목, 케이블 접속함, 종단 설비가 비용을 끌어올리고, 교류 케이블 특유의 큰 정전용량 때문에 충전전류와 무효전력 보상 문제가 새로 생깁니다. 고장이 났을 때 위치 탐지와 접속함 재시공에 걸리는 시간은 가공선로보다 길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연결 논리

따라서 지중화의 경제성은 “건설비 차이”와 “지연 회피 가치”의 비교로 정리됩니다. 쟁점 구간이 짧고 그 구간 때문에 전체 선로가 멈춰 있다면 지중화는 사실상 일정 확보 비용입니다. 반대로 경과지 갈등이 없는 구간까지 지중화하면 8배 건설비를 일정 이득 없이 지불하게 됩니다. 판단 단위는 선로 전체가 아니라 구간입니다.

가공선로와 지중선로, 설비 관점 비교

항목 가공선로 지중선로(전력구)
345kV 건설비(보도) ㎞당 32억2000만 원 ㎞당 약 258억 원
주민 수용성 철탑·경과지 갈등 큼 상대적으로 유리
외부요인 고장 낙뢰·강풍·착빙 노출 구조적으로 적음
고장 복구 육안 확인·교체 빠른 편 탐지·접속 재시공 길어짐
무효전력 충전전류 상대적으로 작음 충전전류 커서 보상 검토 필요
허용 전류 결정 풍속·기온·일사 토양 열저항·전력구 환기

표에서 읽어야 할 줄은 첫 줄이 아니라 넷째·다섯째 줄입니다. ㎞당 258억 원이라는 표준공사비에는 무효전력 보상 설비와 고장 복구 기간의 공급 손실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지중 구간이 길어질수록 분로리액터 같은 보상 설비가 따라붙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지중화 비용 비교는 선로 단가가 아니라 연계 변전소 설비까지 포함한 총액으로 해야 합니다.

구간 길이별 추가 비용 계산

보도된 단가만으로 구간 길이에 따른 차액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계산식은 “지중 단가 × 길이 − 가공 단가 × 길이”이며, 무효전력 보상 설비와 부지·보상 비용은 넣지 않았습니다.

지중화 구간 가공 시 지중 시 차액
1㎞ 32.2억 원 258억 원 225.8억 원
5㎞ 161억 원 1,290억 원 1,129억 원
10㎞ 322억 원 2,580억 원 2,258억 원

차액은 길이에 정비례하지만 지연 회피 가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선로 전체의 준공을 막는 쟁점 구간이 1㎞든 10㎞든, 그 구간이 풀리면 얻는 일정 이득은 같습니다. 그래서 지중화 판단은 “몇 ㎞를 묻어야 선로 전체가 풀리는가”라는 최소 구간 문제로 바꿔 풀어야 하고, 그 최소 구간을 넘어서는 지중화는 일정이 아니라 민원 관리 비용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이 분류가 명확해야 12차 계획에서 늘어날 지중화 물량을 요금·출자 논의와 분리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설비 담당자가 확인할 항목

  1. 쟁점 구간 식별: 인허가·경과지 협의가 실제로 막혀 있는 구간과 길이를 먼저 확정합니다. 지중화 범위는 이 구간에서 출발합니다.
  2. 무효전력 검토: 지중 구간의 충전전류로 인한 수전단 전압 상승과 보상 설비 필요 여부를 계통 해석으로 확인합니다. 경부하 시간대 전압이 기준입니다.
  3. 보호 협조: 가공·지중 혼합 선로는 구간별 임피던스가 달라 거리계전기 정정과 재폐로 적용 여부를 다시 봐야 합니다. 지중 구간 고장에 재폐로를 적용할지는 설비 운영 기준에 따라 판단합니다.
  4. 허용 전류: 전력구 환기·토양 열저항 조건에서 산출한 허용 전류가 가공 구간과 맞는지 확인합니다. 병목 구간이 지중 쪽으로 옮겨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5. 복구 계획: 지중 구간 고장 시 예비 케이블·접속함 자재 확보와 복구 기간 동안의 우회 조류 경로를 사전에 정해 둡니다.
  6. 확인 필요 항목: 보도된 258억 원 단가에 종단 설비·보상 설비가 포함되는지는 기사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사업별 공사비 내역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경계 조건

지중화가 유리하다는 판단은 세 조건에서 뒤집힙니다. 첫째, 쟁점 구간이 아닌데도 일괄 지중화하는 경우입니다. 일정 이득 없이 8배 건설비만 남습니다. 둘째, 교류 지중 구간이 길어져 무효전력 보상 설비가 대형화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선로 단가보다 변전소 쪽 추가 설비가 더 큰 변수가 되고, 경우에 따라 직류 송전 검토로 넘어가야 합니다. 셋째, 한전의 자금 조달이 막혀 착공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입니다. 부채 210조7000억 원과 요금 동결이 겹친 상태에서는 비싼 설비를 택하는 순간 착공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고, 그러면 지중화로 얻으려던 일정 이득이 사라집니다.

현장 조건에 따라 지중 케이블의 충전전류와 전압 상승 폭은 달라지므로 구간별 계통 해석 및 실측이 요망됩니다. 단일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지중화 구간 1㎞당 추가 건설비 약 225.8억 원보다, 그 구간 때문에 선로 전체가 늦어지는 1년의 비용이 클 때에만 지중화를 택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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