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씁니다. 풍속 조건만 놓고 보면 해상풍력이 거의 항상 유리합니다. 풍력 출력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평균풍속 차이가 작아도 발전량 차이는 크게 벌어집니다. 그러나 실제 입지 판단은 풍속이 아니라 계통 접속까지의 전기적 거리, 고장 시 접근 가능한 날의 수, 인허가 쟁점 세 가지에서 갈립니다. 육상은 접근과 접속이 쉬운 대신 풍황과 이격 제약이 불리하고, 해상은 풍황이 좋은 대신 해저케이블과 기상 조건이 가용률을 깎습니다.

유리한 자리 · 불리한 자리
현재 조건부터 봅니다. 국내 육상풍력은 주로 산지 능선에 들어섭니다. 복잡한 지형이 난류를 만들고, 블레이드 운송로와 주거지 이격거리, 소음 민원이 설치 가능한 기수와 터빈 크기를 제한합니다. 대신 인근 배전·송전선로에 연결하면 되므로 전기적 거리가 짧고, 고장이 나면 차량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해상으로 옮기면 조건이 바뀝니다. 수면은 지표 거칠기가 낮아 같은 높이에서 풍속이 높고 난류가 작습니다. 선박 운송이 가능하므로 대형 터빈을 넓은 간격으로 배열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해저 어레이 케이블, 해상변전소, 육지까지의 송전 케이블이 새로 필요해지고, 유지보수는 파고와 풍속이 허용하는 날에만 할 수 있습니다.
연결 논리는 이렇습니다. 해상의 풍속 이득은 발전 가능 시간의 이득이고, 접근 제약은 고장 복구 시간의 손실입니다. 두 효과를 같은 단위, 즉 연간 발전량(MWh)으로 환산해야 비교가 성립합니다. 고장 빈도가 같아도 복구 대기 시간이 길면 가용률 손실이 커지고, 그 손실이 풍속 이득을 얼마나 상쇄하는지가 입지 판단의 실체입니다.
풍속 세제곱이 만드는 차이와 그 상한
풍력 터빈의 출력은 P = ½ × ρ × A × v³ × Cp 로 표현됩니다. 여기서 ρ는 공기 밀도, A는 로터 회전 면적, v는 풍속, Cp는 출력 계수입니다. 가정: 같은 터빈, 같은 Cp, 같은 공기 밀도. 이때 풍속이 10% 높으면 1.1³ = 1.331이므로 출력은 약 33% 늘어납니다.
다만 이 계산은 정격풍속 아래 구간에서만 성립합니다. 정격풍속을 넘으면 피치 제어가 출력을 정격값으로 묶기 때문에, 풍속이 더 올라가도 출력은 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평균풍속 10% 차이 = 발전량 33% 차이”는 상한일 뿐이고, 실제 차이는 풍속 분포에서 정격 이하 구간에 머무는 시간의 비율이 결정합니다. 이 비율은 계측탑이나 라이다로 지점 풍황을 실측해야 알 수 있습니다.
높이에 따른 풍속 변화(윈드 시어)도 두 입지에서 다르게 작동합니다. 지표 거칠기가 큰 육상에서는 높이가 올라갈수록 풍속이 크게 늘기 때문에 허브 높이를 올리는 것이 발전량을 늘리는 주된 수단이 되고, 그만큼 타워 운송과 설치 조건이 제약으로 돌아옵니다. 수면 위는 시어가 작아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서도 풍속이 확보되는 대신, 로터 직경을 키워 회전 면적 A를 늘리는 쪽으로 설계가 움직입니다.
이 점이 첫 번째 판단 포인트입니다. 이미 정격 부근에서 오래 도는 육상 고풍속 지점과, 풍속은 더 높지만 정격 이상 구간이 긴 해상 지점을 비교하면 세제곱 법칙이 말해 주는 만큼의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항목 | 육상풍력 | 해상풍력 |
|---|---|---|
| 풍황 | 지형 난류, 지점 편차 큼 | 난류 작고 풍속 높음 |
| 터빈 규모 | 운송로가 상한 결정 | 선박 운송으로 대형화 용이 |
| 계통 접속 | 인근 선로, 거리 짧음 | 해저케이블·해상변전소 필요 |
| 유지보수 | 차량 접근, 상시 가능 | 파고·풍속 허용일에 종속 |
| 인허가 쟁점 | 이격거리·소음·산림 | 어업·항로·해양환경 |
| 단일 고장점 | 개별 터빈 단위 | 해상변전소·송전케이블 |
표를 읽는 법은 간단합니다. 풍황과 터빈 규모 두 줄은 해상 쪽으로, 나머지 네 줄은 육상 쪽으로 기웁니다. 해상풍력의 경제성은 결국 풍황 이득이 접속·접근 비용과 가용률 손실을 넘어서는가의 문제이며, 그 차이는 지점별 실측 없이 일반론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전기 엔지니어가 먼저 보는 것 — 송전 케이블과 단일 고장점
해저 AC 케이블은 가공선로보다 정전용량이 훨씬 커서 충전전류가 흐릅니다. 3상 케이블이 만드는 무효전력은 Q = 2π × f × C × U² × L (C: km당 상당 정전용량, U: 선간전압, L: 길이)로 길이에 비례해 커집니다. 이 무효전력이 케이블 전류 용량을 차지하므로, 거리가 길어질수록 유효전력을 보낼 여유가 줄고 양단에 분로 리액터 보상이 필요해집니다. 거리가 더 길어지면 컨버터 비용을 감수하고 HVDC를 검토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단일 고장점입니다. 육상풍력은 터빈 한 기가 고장 나면 그 한 기만 멈춥니다. 해상풍력은 해상변전소 주변압기나 송전케이블 한 회선에 단지 전체 출력이 걸려 있는 구성이 흔합니다. 이 설비가 고장 나면 수리에 특수 선박과 긴 대기 시간이 필요하므로, 주변압기 이중화와 송전 회선 수가 풍황만큼 중요한 입지 변수가 됩니다.
계통 접속점의 단락용량과 전압 변동도 확인 대상입니다. 대용량 단지가 약한 계통에 붙으면 출력 변동이 접속점 전압을 흔들 수 있습니다. 실제 영향은 계통 해석과 현장 파형 분석 및 실측이 요망되는 영역입니다.
입지 판단 순서
- 풍황 실측: 계측탑·라이다로 풍속 분포를 확보하고 정격 이하 구간 비율을 산정합니다.
- 접속 거리와 용량: 계통 접속점까지의 거리, 접속 가능 용량, 단락용량을 확인합니다.
- 접근 가능 일수: 유지보수 선박·차량이 운용 가능한 기상 기준으로 월별 접근 가능일을 추정합니다.
- 인허가 쟁점 목록: 육상은 이격거리·산림·소음, 해상은 어업·항로·해양환경을 사업 초기에 목록화합니다.
- 단일 고장점 구성: 주변압기·송전 회선 이중화 여부와 예비품 확보 방식을 결정합니다.
이 순서에서 1번과 3번은 같은 기상 자료로 동시에 봐야 합니다. 풍속이 높은 달과 접근이 어려운 달이 겹치는지 여부가 다음 절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확인 필요 항목도 분리해 둡니다. 이 글은 특정 해역이나 능선의 이용률, 발전단가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 값은 지점 풍황 실측, 터빈 출력곡선, 접속 방식, 유지보수 계약 조건이 모두 정해진 뒤에야 계산할 수 있으며, 일반론의 평균값을 사업 판단에 그대로 가져다 쓰면 위 경계 조건들이 가려집니다.
경계 조건
해상의 우위가 뒤집히는 첫 번째 조건은 풍속이 가장 좋은 계절과 접근이 가장 어려운 계절이 겹치는 해역입니다. 강한 계절풍이 부는 시기에는 파고도 높아집니다. 이 해역에서는 가장 많이 발전해야 할 시기에 고장 난 터빈이 가장 오래 서 있게 되므로, 연평균 풍속으로 계산한 이득이 실제 발전량에서 크게 깎입니다.
두 번째는 송전케이블 단일 회선 구성입니다. 케이블 고장은 발견·수리에 전용 선박이 필요해 복구가 길어지고, 그동안 단지 전체가 멈춥니다. 세 번째는 육상 능선 중 풍황이 좋고 계통 접속 여유가 있는 지점이 남아 있는 경우로, 이때는 해상으로 나갈 이유가 약해집니다. 반대로 육상의 우위는 이격거리 규제로 배치 가능 기수가 줄어 접속설비 한 건당 용량이 작아질 때 뒤집힙니다.
단일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풍속이 가장 좋은 계절에 고장 난 터빈을 며칠 안에 복구할 수 있는지 답할 수 있는 지점이면 해상, 답할 수 없으면 육상 또는 연안에 가까운 해역부터 검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