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덤 셀 35.5% vs 모듈 29.4% — 페로브스카이트는 어느 현장에서 유리해지는가

VOLTENERTEC WEEKLY · 2026년 38주차 · 4/5

결론부터 씁니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의 발표 효율을 발전소 설계에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됩니다. 판단 기준은 최고 효율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나온 면적입니다. 1cm²급 셀 35.5%와 1.7m² 모듈 29.4% 사이의 6.1%p 격차가 시스템 설계자가 실제로 마주할 구간이고, 이 격차는 소재 문제가 아니라 대면적 균일도 문제입니다.

전면 유리, 페로브스카이트 상부셀, 중간층, 텍스처드 실리콘 하부셀로 구성된 탠덤 모듈의 등각 도식과 단파장·장파장 광 경로
상부 페로브스카이트가 단파장을, 하부 실리콘이 통과한 장파장을 받는다. 중간층은 두 셀을 광학적·전기적으로 잇는 위치에 있다.

면적이 커질수록 무엇이 깎이는가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9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NEXT Solar 부산 기조강연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기술 발전과 상용화 과제를 정리했습니다. 발표된 공인 효율을 면적 순으로 세우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면적 공인 효율
페로브스카이트 단일 셀 0.05cm²(5mm²) 28.0%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1cm²(100mm²) 35.5%
탠덤 셀(대면적) 261cm²(26,100mm²) 34.3%
탠덤 모듈 0.17m² 31.4%
탠덤 모듈 1.7m² 29.4%
페로브스카이트 단독 모듈 0.72m² 22.0%

표가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면적이 1cm²에서 1.7m²로 약 1만 7000배 커지는 동안 효율은 35.5%에서 29.4%로 6.1%p 떨어졌습니다. 이 감소는 소재의 이론 한계가 아니라 박막의 두께·조성·결정 상태가 면적 전체에서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며, 석 교수도 면적이 커지면 결함과 전기저항이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리콘 단결정 모듈이 셀-모듈 손실을 수 %p 수준으로 관리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린 것과 같은 성격의 문제입니다.

유리한 자리와 불리한 자리

현재 조건에서 태양광은 이미 주력 전원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세계 신규 설비는 664GW로 전년 대비 12% 늘었고 누적 설비는 3TW에 도달했으며,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MWh당 44달러로 2010년 대비 89% 낮아졌습니다. 세계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33.8%로 석탄(33.0%)을 처음 앞질렀습니다. 즉 경쟁 상대는 화력이 아니라 이미 값싼 실리콘 모듈입니다.

탠덤이 적용되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얻습니다. 유리해지는 자리는 면적 제약이 발전량 제약보다 비싼 곳입니다. 부지 임차료가 높은 도심 인접 부지, 구조 보강 비용이 큰 지붕형, 설치 면적이 물리적으로 고정된 건물일체형(BIPV)과 차량·휴대용 전원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부지가 넓고 저렴한 지상형에서는, 모듈 단가가 실리콘 대비 6.1%p 효율 우위를 상쇄할 만큼 낮아지기 전까지는 불리합니다.

연결 논리는 단순합니다. 효율 1%p의 가치는 "면적 1m²의 기회비용"으로 환산됩니다. 그 기회비용이 낮은 현장에서는 탠덤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상용화를 막는 네 가지

석 교수가 제시한 장벽은 네 가지입니다. 시스템 설계 관점에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장기 안정성 — 수분·산소·열·자외선 노출, 내부 이온 이동, 결정구조 변화, 소재 간 계면 반응이 내구성을 낮춥니다. 봉지(Encapsulation) 설계와 접속함 기밀이 실리콘 모듈보다 엄격해집니다.
  • 대형 모듈 — 위 표의 격차 그대로입니다. 조달 시 셀 효율이 아니라 해당 모듈 규격의 공인 효율을 요구해야 합니다.
  • 납 관리 — 석 교수는 납을 무조건 없애기보다 패널 파손 시 외부 유출을 막고 생산부터 폐기까지 회수·재활용 체계를 갖추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발전사업자에게는 파손 모듈의 현장 처리 절차가 새로 생긴다는 뜻입니다.
  • 평가기준 표준화 — 연구실의 소면적·단기 안정성 평가와 산업계의 완제품 모듈 열·습도·자외선·우박·전기적 안전성 검증 사이에 격차가 있습니다. 논문 수명값을 제품 수명으로 옮겨 적을 수 없습니다.

특허로 본 대면적의 실체

대면적 탠덤에서 무엇이 어려운지는 특허 청구항에 직접 드러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과 애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에 공동 등록된 US12317641B2 "Perovskite/silicon tandem photovoltaic device"는, 실리콘 셀의 전면(수광면)에 피크-투-밸리 높이 1μm(0.001mm) 미만 또는 2μm(0.002mm) 미만의 텍스처 구조를 두고, 그 텍스처 면을 중간층(intermediate layer)으로 평탄화한 뒤 그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형성하는 구성을 기재합니다. 2020-08-12 출원, 2025-05-27 등록입니다.

청구 내용이 말하는 실무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실리콘 셀은 반사 손실을 줄이려고 표면을 거칠게 만들지만, 그 위에 균일한 박막을 올리려면 다시 평탄해야 합니다. 텍스처 높이를 수 μm(수 천분의 1mm) 수준으로 낮추고 중간층으로 메우는 것이 대면적 탠덤의 핵심 공정 변수라는 뜻이며, 이 공차 관리가 모듈 면적 전체에서 유지돼야 표의 격차가 줄어듭니다.

경계 조건 — 언제 탠덤이 불리해지는가

첫째, 부지가 넉넉한 지상형입니다. 면적의 기회비용이 낮으면 효율 우위가 회수되지 않습니다.

둘째, 열화율입니다. 실리콘 모듈의 장기 보증 열화 조건과 동등한 수준이 확보되지 않으면, 초기 효율 우위는 발전 기간 누적 발전량에서 상쇄될 수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탠덤 모듈의 장기 열화율 실측치가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확인 필요 항목으로 남깁니다.

셋째, 시스템 설계 조건입니다. 상부·하부 셀을 직렬로 쌓는 구조 특성상 스트링 전압과 온도 특성이 실리콘 단독 모듈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인버터 MPPT 전압창과 스트링 길이를 그대로 옮겨 쓸 수 없습니다. 구체 수치는 모듈 제조사의 공인 데이터시트로 확인해야 하며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습니다.

단일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면적당 기회비용이 높은 현장에서, 셀이 아닌 해당 규격 모듈의 공인 효율과 장기 열화 보증이 함께 제시될 때에만 탠덤을 채택합니다. 셀 효율만 제시된 제안은 표의 왼쪽 위 숫자일 뿐, 발전소에 들어오는 숫자가 아닙니다.

출처: 전기신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게임체인저”…상용화 관건은 안정성·대형화」(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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