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 15년 만에 경쟁입찰 계약시장으로 — 발전사업자에게 언제 유리해지는가

VOLTENERTEC WEEKLY · 2026년 38주차 · 3/5

결론부터 씁니다.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경쟁입찰 기반 고정가격 계약시장이 유리해지는 조건은 금융비용이 수익 변동성보다 큰 사업입니다. 반대로 REC 가격 상승에 베팅할 수 있는 체력과 자체 자금을 가진 사업자, 그리고 낙찰 실패 시 대체 판로가 없는 단일 프로젝트 사업자에게는 불리합니다. 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남으므로, 판단을 미룰 수 있는 기간도 3년뿐입니다.

태양광 어레이와 풍력 발전기가 계량반으로 연결되고, 고정가격 계약 경로와 REC 현물시장 경로로 나뉘는 등각 도식
발전설비에서 계량반까지는 같다. 갈리는 지점은 계량 이후의 계약 경로다.

무엇이 바뀌는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법률이 2026년 9월 15일 공포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2012년 도입된 공급의무화제도(RPS)가 경쟁입찰 기반의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일원화됩니다.

신규 설비는 발전원별 계약시장에서 정부가 제시한 상한가격 이내로 경쟁입찰을 거쳐 사업자가 선정되고, 낙찰 사업자는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합니다. 입찰 평가에는 가격뿐 아니라 국내 산업·공급망 기여도와 에너지 안보 기여도 같은 비가격 요소도 포함됩니다.

유리한 자리와 불리한 자리

현재 조건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은 계통한계가격(SMP)과 REC 가격의 합으로 결정되고, 이 중 REC 가격은 현물시장 수급에 따라 움직입니다. 금융기관은 이 변동성을 리스크로 계산해 금리에 얹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발전단가에 포함되는 구조였습니다.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바뀌면 낙찰 이후 매출이 장기간 고정됩니다. 변동성이 사라지면 금융기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고 조달 금리가 내려갑니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도 이 지점입니다. 다만 그 대가로 사업자는 상한가격 이내에서 다른 사업자와 가격을 경쟁해야 합니다. 리스크 프리미엄만큼 낮아진 조달 비용을 입찰 가격으로 다시 내놓는 셈입니다.

연결 논리는 여기서 나옵니다. 조달 금리 인하 폭이 입찰 경쟁으로 깎이는 폭보다 크면 유리하고, 작으면 불리합니다. 즉 자기자본 비중이 낮고 프로젝트 파이낸싱 의존도가 높은 사업일수록 이 제도에서 유리합니다. 반대로 자체 자금으로 지어 금융비용이 애초에 낮은 사업자는 가격 경쟁만 떠안습니다.

구분 기존 RPS·REC 현물 경쟁입찰 고정가격 계약
수익 구조 SMP + REC(가격 변동) 낙찰가 기준 장기 고정
가격 결정 현물시장 수급 정부 상한가격 이내 경쟁입찰
평가 요소 가격(인증서 거래) 가격 + 국내 산업·공급망·에너지 안보 기여도
계약 상대 공급의무자(다수) 한국전력(장기 고정가격 PPA)
금융 조달 변동성 반영 프리미엄 고정 매출 기반, 조달 여건 개선 기대
기존 설비 공급인증서 원칙적 최대 20년 발급 유지 현물시장 2029-12-31까지 운영 후 일몰
소규모 설비 현물시장·고정가격계약 병행 별도 계약시장 마련(세부 미확정)

표가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 개편은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를 낮추는 제도가 아니라, 발전단가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몫을 줄이는 제도입니다. 설비비·시공비·계통 접속비가 그대로인 사업이라면 낙찰가를 내릴 여지는 조달 금리 인하분에 한정됩니다. 입찰 전략을 세울 때 계산해야 할 숫자는 모듈 단가가 아니라 자기 사업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입니다.

설비 쪽에서 미리 준비할 것

제도 개편이지만 설비 담당자가 손댈 곳도 있습니다. 장기 고정가격 계약은 계약 기간 내내 발전량을 정산 근거로 삼으므로, 계량 데이터의 신뢰성이 곧 매출의 신뢰성이 됩니다.

  • 계량 계통 이중화 여부와 계량기 검정 유효기간 확인. 정산용 계량값에 결측 구간이 생기는 구조인지 점검합니다.
  • 출력제어 지령 수신·이행 기록의 보존 체계 확인. 지령 이행으로 발생한 미발전량과 설비 고장에 의한 미발전량이 로그에서 구분돼야 합니다.
  • 통신 두절 시 계량 데이터 로컬 보존 용량 확인. 통신 복구 후 소급 전송이 되는 구성인지 봅니다.

이 항목들은 현물시장 체제에서도 필요했지만, 매출이 고정가격으로 묶이면 "가격이 좋을 때 더 팔아 메우는" 방식이 사라지므로 결측 1건의 비용이 그만큼 커집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

다음 항목은 현재 공개된 내용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 항목으로 남깁니다.

  • 발전원별 상한가격 수준과 산정 방식
  • 비가격 요소(국내 산업·공급망·에너지 안보 기여도)의 배점과 평가 기준
  • 소규모 설비 별도 계약시장의 용량 기준과 운영 방식
  • 공공기관·민간 발전사에 부여되는 보급의무·목표관리의 구체 수준

기후부는 9월 30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RPS 개편 대국민 공청회를 열어 계약시장 운영방안과 기존 제도 일몰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며, 공청회와 입법예고 의견을 반영해 연내 하위법령 개정을 완료하고 2027년 1월 1일 시행과 함께 태양광·풍력 경쟁입찰 계약시장의 첫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위 네 항목은 하위법령에서 결정됩니다.

경계 조건 — 언제 이 판단이 뒤집히는가

첫째, 상한가격이 낮게 설정되면 금융비용 절감분을 다 반영해도 사업성이 성립하지 않는 구간이 생깁니다. 이 경우 유불리를 따질 일 없이 신규 진입 자체가 막힙니다.

둘째, 비가격 요소 배점이 크면 계산식이 달라집니다. 국내 공급망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자재 단가 상승분이 금융비용 절감분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배점이 공개되기 전에는 입찰가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2029년까지 남는 REC 현물시장의 가격입니다. 일몰이 예고된 시장의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예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존 사업자에게 공급인증서가 원칙적으로 최대 20년간 계속 발급된다는 점은 확정 사항이므로, 기존 설비와 신규 설비의 판단은 분리해야 합니다.

단일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중이 높고 상한가격 이내에서 낙찰 가능한 원가 구조를 가진 신규 사업만 경쟁입찰 계약시장이 유리합니다. 그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하위법령의 상한가격과 비가격 배점이 공개되는 시점까지 투자 결정을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출처: 전기신문 「재생에너지 보급제도 15년 만에 전면 개편…RPS, 경쟁입찰 시장으로 전환」(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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