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씁니다. 인버터 부하의 고조파 대책에서 수동 필터와 능동 필터(Active Harmonic Filter, AHF)를 가르는 기준은 필터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부하율 분포와 수전점의 공진 조건입니다. 부하가 거의 일정하고 경부하 시간이 짧으며 기존 역률 보상 콘덴서와의 공진 검토가 끝난 설비라면 동조형 수동 필터가 경제적입니다. 반대로 부하가 수시로 변하고, 야간·휴일 경부하 시간이 길며, 계통 쪽 배경 전압 왜곡이 이미 있는 수전점이라면 AHF가 유리합니다. 필터를 먼저 고르고 조건을 맞추는 순서가 아니라, 부하 프로파일과 공진 주파수를 먼저 계산하고 필터를 고르는 순서여야 합니다.

안전 인터락 조건 먼저 확인
고조파 필터는 “전력품질 장비”로 분류되어 안전 검토에서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동 필터는 콘덴서와 리액터로 이루어진 에너지 저장 설비이고, AHF는 DC 링크 콘덴서를 가진 전력변환 장치입니다. 둘 다 전원 차단 후에도 잔류 전압이 남습니다. 아래 조건은 로직을 짜기 전에 하드웨어로 먼저 확정합니다.
- □ 필터 반의 문 인터락: 필터 차단기(52F) 개방 및 방전 완료 전에는 문이 열리지 않도록 기계식 키 인터락 또는 방전 확인 램프를 둡니다. 저압 전력용 콘덴서는 IEC 60831-1 기준으로 전원 분리 후 3분 이내 75 V 이하로 방전되는 장치를 갖춰야 하며, 작업 전 검전은 별도로 수행합니다.
- □ 리액터 과열 트립: 동조 리액터의 온도 스위치 접점은 52F의 트립 코일 회로에 하드와이어로 직결합니다. PLC는 그 상태를 감시만 합니다.
- □ 주차단기 연동: 수동 필터는 주차단기(52M) 또는 부하 모선이 무부하가 되면 함께 분리되어야 합니다. 부하 없이 필터 콘덴서만 투입되면 진상 무효전력으로 모선 전압이 올라갑니다.
- □ EMO(Emergency Off): 수배전 계통의 EMO는 하드와이어드 안전 회로로 52M과 52F를 직접 트립합니다. 필터 제어기나 PLC를 경유하지 않습니다.
두 방식이 실제로 하는 일
6펄스 다이오드 정류 입력을 가진 인버터는 특성 고조파로 5차, 7차, 11차, 13차 전류를 냅니다(h = 6k ± 1). 동조형 수동 필터는 이 중 특정 차수에서 낮은 임피던스를 만들어 고조파 전류를 필터 쪽으로 빨아들입니다. 대개 5차 바로 아래에 동조시켜, 계통과의 병렬 공진이 정확히 5차에 걸리지 않게 합니다.
AHF는 부하 전류를 CT로 측정하고, IGBT 인버터로 고조파 성분과 크기는 같고 위상이 반대인 전류를 주입합니다. 보상 대상이 측정된 부하 전류이므로 부하가 바뀌면 보상량도 따라 바뀝니다. 용량은 kvar가 아니라 보상 가능한 고조파 전류(A)로 표기됩니다.
여기서 현장에서 자주 놓치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수동 필터는 자기 부하의 고조파만 흡수하지 않습니다. 동조 주파수에서 임피던스가 낮기 때문에, 상위 계통에 이미 존재하는 배경 전압 고조파가 만드는 전류까지 필터로 흘러듭니다. 이웃 수용가나 같은 변압기의 다른 부하가 고조파를 내면, 내 필터가 그 전류까지 떠안아 리액터 과열로 트립됩니다. AHF는 부하 측 CT 기준으로 보상하므로 이 문제가 구조적으로 작습니다.
비교표 — 수동 필터와 능동 필터
| 항목 | 동조형 수동 필터 | 능동 필터(AHF) |
|---|---|---|
| 보상 원리 | LC 직렬 공진으로 특정 차수 흡수 | CT 측정 후 역위상 전류 주입 |
| 부하 변동 추종 | 고정(단계 투입 시 계단형) | 실시간 추종 |
| 경부하 시 | 진상 무효전력 과잉, 모선 전압 상승 | 보상량 자동 감소 |
| 계통 공진 | 기존 콘덴서·계통 임피던스와 공진 검토 필수 | 공진 유발 요소가 작음(제어 대역 내) |
| 배경 왜곡 | 상위 계통 고조파까지 흡수해 과부하 가능 | 부하 측 CT 기준, 영향 작음 |
| 용량 표기 | kvar, 동조 차수 | 보상 전류 A |
| 손실·유지보수 | 리액터 발열, 콘덴서 열화 | 스위칭 손실, 냉각팬·DC 콘덴서 열화 |
이 표에서 판단을 가르는 줄은 “경부하 시”와 “배경 왜곡” 두 줄입니다. 성능과 가격만 보면 수동 필터가 우세해 보이지만, 부하율이 낮은 시간이 길거나 상위 계통이 이미 왜곡되어 있으면 수동 필터는 전압 상승과 과부하 트립이라는 새 문제를 만듭니다. 이 두 조건이 없는 설비에서만 수동 필터의 가격 이점이 살아남습니다.
판단 순서 — 공진부터 계산
수전점의 병렬 공진 차수는 근사적으로 hr ≈ √(Ssc / Qc)로 구합니다. Ssc는 수전점 단락용량(MVA), Qc는 투입된 콘덴서 용량(Mvar)입니다.
가정: 변압기 2차 측 단락용량 20 MVA, 역률 보상 콘덴서 500 kvar 투입. hr ≈ √(20 / 0.5) = √40 ≈ 6.3. 공진 차수가 5차와 7차 사이에 놓이므로, 여기에 인버터 부하를 증설하면 기존 콘덴서만으로도 5차·7차 전압 왜곡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이 조건에서 필터를 논하기 전에 기존 콘덴서를 디튜닝 리액터 부착형으로 바꾸는 것이 첫 조치입니다. 실제 증폭 정도는 계통 임피던스와 부하 조건에 좌우되므로 파형 분석 및 실측 요망입니다.
- 전력품질 분석기로 수전점 전압 THD, 전류 TDD, 차수별 스펙트럼을 최소 1주 이상 기록합니다(평일·휴일 포함).
- 부하율 분포를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정격 대비 30% 이하 경부하 구간의 비율을 확인합니다.
- 기존 콘덴서 뱅크 용량과 단락용량으로 공진 차수를 계산합니다.
- 인버터 입력 측 AC 리액터·DC 리액터 적용 여부를 먼저 검토합니다. 이 저가 대책으로 목표치에 들어오면 필터는 불필요합니다.
- 목표치는 수전점(PCC) 기준으로 IEEE 519 또는 전력회사가 수급 계약에 적용하는 기준 중 실제로 적용되는 쪽으로 잡습니다. 개별 기기 적합성(IEC 61000-3-12)과 수전점 기준을 혼동하지 않습니다.
- 위 결과로 수동·능동·혼합(수동 필터로 5차 기저 보상 + AHF로 변동분 보상)을 선택합니다.
감시 로직 — PLC는 감시와 투입 허가만
필터 자체의 보호는 필터 제어기와 하드와이어 트립이 담당합니다. PLC는 전력품질 계측값을 MODBUS_TCP로 읽어 경보를 내고, 콘덴서 뱅크 단계 투입을 금지하는 허가 신호만 관리합니다. 아래 의사코드의 I/O 어드레스는 예시입니다.
(* 고조파 감시 및 콘덴서 단계 투입 허가 - IEC 61131-3 ST *)
(* 전제: 52F 트립, 리액터 과열 트립, EMO는 하드와이어 회로에서 처리. 본 로직은 감시 전용 *)
VAR
DI_MAIN_52M_CLOSED AT %I0.0 : BOOL; (* 주차단기 투입 상태 *)
DI_FILTER_52F_CLOSED AT %I0.1 : BOOL; (* 필터 차단기 투입 상태 *)
DI_AHF_READY AT %I0.2 : BOOL; (* AHF 운전 준비 *)
DI_AHF_FAULT AT %I0.3 : BOOL; (* AHF 고장 접점, NC 배선 *)
DI_REACTOR_OT_TRIPPED AT %I0.4 : BOOL; (* 리액터 과열 트립 발생 - 감시 전용 *)
AI_PQM_THDV_PCT AT %IW100 : INT; (* 수전점 전압 THD x10, MODBUS_TCP 매핑 *)
AI_PQM_TDDI_PCT AT %IW102 : INT; (* 수전점 전류 TDD x10 *)
AI_LOAD_PCT AT %IW104 : INT; (* 부하율 %, 정격 대비 *)
DO_AHF_RUN_PERMIT AT %Q0.0 : BOOL; (* AHF 운전 허가 *)
DO_CAP_STEP_INHIBIT AT %Q0.1 : BOOL; (* 콘덴서 단계 투입 금지 *)
DO_HARMONIC_ALARM AT %Q0.2 : BOOL; (* 고조파 경보 램프 *)
PQM_COMM_OK : BOOL; (* MODBUS_TCP 통신 정상 플래그 *)
T_THDV_HOLD : TON; (* 경보 지연 *)
THDV_LIMIT_X10 : INT := 50; (* 가정 설정값, 계약 기준에 맞춰 변경 *)
END_VAR
(* AHF 운전 허가: 주차단기 투입 AND 준비 AND 고장 없음 *)
DO_AHF_RUN_PERMIT := DI_MAIN_52M_CLOSED AND DI_AHF_READY AND NOT DI_AHF_FAULT;
(* 콘덴서 단계 투입 금지 조건 *)
(* 1) AHF 고장 시 공진 억제 수단이 사라지므로 추가 투입 금지 *)
(* 2) 경부하 30% 미만에서는 진상 과잉 방지 *)
(* 3) 계측 통신 두절 시 판단 근거가 없으므로 안전 측으로 금지 *)
DO_CAP_STEP_INHIBIT := DI_AHF_FAULT
OR (AI_LOAD_PCT < 30)
OR NOT PQM_COMM_OK
OR DI_REACTOR_OT_TRIPPED;
(* 전압 THD 경보: 설정값 초과가 60 s 지속될 때 *)
T_THDV_HOLD(IN := PQM_COMM_OK AND (AI_PQM_THDV_PCT > THDV_LIMIT_X10), PT := T#60S);
DO_HARMONIC_ALARM := T_THDV_HOLD.Q OR DI_REACTOR_OT_TRIPPED;
통신 두절을 “정상”으로 간주하지 않고 투입 금지 쪽으로 처리한 것이 핵심입니다. 전력품질 계측기와의 MODBUS_TCP 통신이 끊기는 원인은 노이즈일 수도 있고 설정 문제일 수도 있으므로, 원인은 단정하지 않고 파형 분석 및 실측 요망으로 둡니다.
시운전 체크리스트
- □ AHF의 CT가 부하 측에 설치되었는지, CT 극성(P1/P2)이 매뉴얼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극성이 반대면 고조파가 오히려 증폭됩니다.
- □ 수동 필터 투입 전후 모선 전압과 역률을 경부하 조건에서 측정합니다.
- □ 필터 투입 상태에서 차수별 전류를 측정해 리액터 정격 전류 대비 여유를 기록합니다.
- □ 필터 반 문 인터락, 방전 확인 램프, 리액터 온도 트립을 실제 동작으로 시험합니다.
- □ 증설 계획이 있다면 증설 후 부하로 공진 차수를 다시 계산해 둡니다.
경계 조건
이 판단이 틀리게 되는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버터 대부분이 AFE(Active Front End) 입력이거나 12펄스 이상 정류 구조라면 5차·7차 성분 자체가 작아 필터 선택 문제가 사라지고, 대신 스위칭 주파수 대역의 고차 성분이 과제가 됩니다. 이 대역은 수동 필터도 일반 AHF도 목표로 하지 않으므로 별도 측정이 필요합니다. 둘째, 수전점 단락용량이 부하 대비 매우 크면 전압 왜곡이 애초에 작아 필터 투자가 계약 기준 충족 외에는 실익이 없습니다. 단일 판단 기준은 이렇게 잡습니다. 경부하 시간이 길거나 상위 계통 배경 왜곡이 측정되면 AHF, 둘 다 없고 공진 차수가 동조 차수와 충분히 떨어져 있으면 수동 필터를 선택합니다.


